실험복 대신 검정치마를 입을 수는 없을까?
그들의 마음에 흐르는 음악 Episode 1: 김선용
케이팝버거매거진 구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평범한 27세 직장인 김선용입니다. 저는 사실 “굳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는 편이에요. 당장 우리네 스마트폰에 함께 있는 카메라도 정말 편리하고 좋지만, 가끔 필름 카메라를 꺼내기도 하고, 음악을 손쉽게 소비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애정하는 앨범들은 꼭 CD로 구매해서 소장하며 CD 플레이어에 한번씩 앨범째 돌려 듣는 그런 사람이랄까요? “굳이”에서 오는 즐거움을 정말 사랑해요.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저는 즐겨 듣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꽤 넓은 편이에요. 그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검정치마 같아요. 지금이야 워낙 유명해져서 제가 설명할 것도 없지만, 제가 느끼기엔 가장 꾸밈없이 잘 꾸며진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와닿는 가사들이 정말 너무나도 많답니다. 또, 앨범마다 분위기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고 해석하는 맛도 있어서 정말 빠져나가기 힘들어요.

검정치마를 사랑하게 된 특별한 계기 혹은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제 마음 속 깊이 검정치마라는 아티스트가 들어온 건 아니었어요. 중학생 때 친구가 노래방에서 불러 주던 버벌진트의 “좋아보여”라는 노래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별 관심없었지만,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 “Thirsty”가 나오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답니다. 그렇게 꾸준히 노래를 즐기던 와중 가까운 학과 후배의 도움을 받아 티켓팅도 성공하고, 22년도 검정치마 콘서트도 혼자 다녀왔어요. 콘서트 자체가 처음이기도 했고, 그렇게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곳이 제겐 너무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검정치마라는 아티스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플레이리스트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선용 님의 플레이 리스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가지만 뽑자면?
“Put me on drugs”라는 노래를 가장 애정해요. 하루에 한 번은 꼭 듣는 노래예요. 정말 애정하는 노래라서 하도 주변에 들려 주고 다녔더니 친구가 생일 선물로 검정치마 앨범 사진 무드등을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이 노래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2022년에 관람했던 검정치마 콘서트에서 직접 라이브로 이 노래를 들었어요. 살면서 처음으로 음악에 “압도” 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날 셋 리스트 중 두 번째로 이 노래가 연주되었는데, 도입부 신디사이저가 울리자마자 머리가 띵해지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부끄럽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도 혼자 엉엉 울었어요. 눈물이 왜 그렇게 흐른 건진 모르겠어요. 가사처럼 “하긴, 영원히 알 수 없겠지”
그렇다면, 지금의 김선용을 만들어 준 노래가 있을까요?
제가 자라오면서 수많은 노래들이 저를 만들어 주었지만, 정말 정확히 “지금”의 김선용을 만들어 준 건 한로로의 “자처”라는 노래예요. 요즘 저는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형태를 정말 사랑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던 시간들도 있었어요. 그 시간들을 지금의 저로 자연스레 물들 수 있게끔 잘 이끌어 준 노래예요.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고, 저희가 자처한 오늘을 잘 받아들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난 어제의 내가 될 수 없으니까요.
선용 님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타임머신 같아요. 저는 어떤 음악을 듣든, 그 노래를 처음 접하든, 즐겨 듣던 시간들이나 그 장면 속 사람들이 떠올라요. 그런 과거들을 언제든 지금, 현재로 끌어들이고 추억하며 힘을 얻고 내일로 갈 수 있달까요? 아마 많은 분들도 그럴 거라 생각해요. 과거들이 그립고, 그 사람들도 많이 보고 싶지만, 오늘을 살아야죠. 저는 그러기 위한 힘을 음악이 준다고 느껴요.
직장을 다니며 힘든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제가 운이 정말 좋아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음악 취향이 같은 분, 개그코드가 맞는 분, 잘 챙겨 주시는 분 등 인복이 넘쳐나는 올해예요. 일도 차근차근 배워나가며 어려움 없이 잘 하고 있어요. 그래도 가장 힘든 점이라면 퇴근하고 집에 홀로 있을 때의 고요함이 꽤 외롭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집에 혼자 있으면, 무조건 노래를 틀어 놓는 편이에요. 요리를 하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언제든지요. 음악은 정말 제 삶에서 사라질 수 없는 존재 같아요
선용 님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해 줄 노래가 있을까요?
한로로의 금붕어라는 노래를 추천드릴게요. 제 또래 회사원이라면, 낯선 환경에서 낯선 이들과 새로운 나날들을 헤쳐나가고 계실 거예요. 애써 취업 준비를 하며 갇혀왔던 시간들을 깨부수고 나온 사회에, 또 갇혀버린 느낌도 분명 드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라면 가사가 꽤 와닿으실 거예요. 같이 미끄러운 춤을 추고, 함께 허공에 소리쳐 보자구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을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배경 음악으로 어떤 음악이 흐르고 있을 것 같나요?
우스운 말이지만, 저는 평소에도 제 삶을 영화라고 생각해요. 트루먼쇼처럼 김선용쇼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지금은 검정치마의 “어떤 날”이 흐르고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날은 더하고, 어떤 날은 덜하고 아무렇지 않아도 내 마음이 아니거든요.
Edited by 임예원 @ouroney__
Interviewee by 김선용 @gnoynusm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