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Naughty ‘노스탈지아’, 음악과 일상 사이에서 발견한 서동현의 현재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기억하는 법
향수는 꼭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감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직 살아보지 못한 시간을 상상하며 느끼는 막연한 동경일 수도 있고,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그리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 BIG Naughty(빅나티,서동현)의 신곡 ‘노스탈지아(Nostalgia)’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자신의 음악과 일상 속에 담아낸다. 화려한 무대 위의 아티스트와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 교차하는 뮤직비디오는, 지금의 서동현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살아보지 못한 시간을 그리워한다는 것
‘노스탈지아’가 흥미로운 이유는 제목부터 역설적인 감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향수는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을 향한 그리움이다. 하지만 곡 속 서동현이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만이 아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청춘이라는 시간은 늘 어딘가를 바라본다.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걱정하고, 현재에 머물고 싶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노스탈지아’는 이러한 모순적인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특히 ‘비오는 날의 등굣길’처럼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들은 곡을 듣는 사람 각자의 기억을 불러낸다. 누군가에게는 학교로 향하던 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평범한 하루일 수도 있다. 결국 서동현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노래가 어느 순간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다.
래퍼 서동현과 아들 서동현
뮤직비디오 후반부에서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무대와 작업실, 음악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던 영상은 어느 순간 어머니와 함께 김밥을 만드는 평범한 일상으로 넘어간다. 김밥을 써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서툴게 움직이는 모습,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모습, 그리고 어머니가 건네는 “나름 잘하네”라는 말. 거대한 성공이나 화려한 장면은 없다. 하지만 오히려 이 평범함이 ‘노스탈지아’가 말하고자 하는 감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음악을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아티스트이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오면 누군가의 아들이고 가족과 밥을 먹는 한 사람이다. BIG Naughty라는 이름과 서동현이라는 사람이 한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순간이다.

성공 이후에야 보이는 것들
서동현은 음악 안에서 자신의 욕망과 고민을 숨기지 않는다.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으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노스탈지아’는 그런 야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게 한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익숙한 음식, 별것 아닌 대화처럼 너무 가까이 있어서 쉽게 지나쳤던 것들. 어쩌면 향수라는 감정은 과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때 만들어지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오늘을 지금 충분히 바라보는 것. ‘노스탈지아’는 그 사실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음악과 삶 사이에서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음악과 다큐멘터리적인 일상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래퍼로서 고민하는 서동현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서동현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두 모습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의 BIG Naughty라는 아티스트가 만들어진다. 과거에 대한 향수는 그를 멈춰 세우는 감정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얻은 성취를 혼자 간직하기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나눈다. 그래서 ‘노스탈지아’는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노래가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통해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고, 지금의 순간을 언젠가 그리워할 미래의 기억으로 받아들이는 노래에 가깝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BIG Naughty. 그리고 집에서 어머니와 김밥을 썰며 “나름 잘하네”라는 말을 듣는 서동현. 어쩌면 이 두 모습 사이의 거리가 지금 그가 지나고 있는 성장의 거리일지도 모른다. 결국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거대한 성공의 순간보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평범한 하루일 테니까. ‘노스탈지아’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노래가 아니라, 지금을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