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점호 때 군가 대신 락을 듣고 싶다
그들의 마음에 흐르는 음악 Episode 2: 김찬희 아침 점호 때 군가 대신 락을 듣고 싶다
케이팝버거매거진 구독자 분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군 입대 전 대학교 밴드부에서 일렉 기타 세션을 맡았던 김찬희라고 합니다. 현재는 기동타격대 소속으로 최전방 해안 경계 작전을 수행 중이며, 곧 전역을 앞두고 있는 22살입니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락입니다.
락이라는 장르를 사랑하게 된 특별한 계기 혹은 이유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락의 매력은 여러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요리를 하기 전에 재료 본연의 맛과 서로 조화를 생각하듯, 락 또한 각 세션마다 본연의 소리가 있고 합주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멋진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요리를 하다가 재료를 주워먹곤 하는데 한 재료를 따로 먹어도 맛있듯, 한 세션이 연주하는 걸 따로 듣는 재미도 있기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플레이리스트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찬희 님의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가지만 뽑자면?
우리같은사람들의 “영웅은 어쩌다 평범한 인간이 되었나”라는 노래예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어렸을 때 큰 꿈을 가지곤 하잖아요. 주변에서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할지라도 꿈을 꾸는 건 나니까, 내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에 눈치를 보지 않고 꿈을 꿔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살아가고 현실을 살아가며 주변의 영향에 의해 “주인공” 시점이 아닌, “조연” 시점으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 가사 중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우린 평범함에 길들여져 작고 작은 나의 좁은 생각 속에 갇혔네” 라는 부분이 있어요. 이 가사가 틀에 박혀 살아가는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제가 세상을 좁게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듣고 나서 제 인생의 주인공으로 제 꿈을 지키며 살아 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김찬희를 만들어 준 노래가 있을까요?
너드커넥션의 “Back In Time” 입니다. 20살의 대학 생활은 지금까지 인생 중 가장 재미있었고 그만큼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탓인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20살이 그리웠고,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돌아가고 싶다는 미련에 파묻혀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삼았고, 덕분에 지금까지 군 생활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찬희 님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클로버라고 생각해요. 세잎클로버는 생장점에 생긴 상처로 인해 희귀한 확률로 잎이 자라나 네잎클로버가 된다고 합니다. 저는 평소에 듣던 노래만 듣는데요, 이때가 저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 “세잎클로버”입니다. 모두가 그렇듯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죠. 그로 인해 사람은 상처를 받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새로운 노래를 찾으며 상처를 치료하려는 편입니다. 희귀한 확률로 수많은 알고리즘 속 좋은 노래를 찾았을 때, 그것은 행운 “네잎클로버” 입니다. 그리고 이 행운, 네잎클로버는 제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전역 후 특별한 계획 혹은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군대에서 신체적인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공부와 같은 정신적인 활동이 저에게는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토익과 같은 자격증 공부를 조금이나마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취미로 기타를 다시 치고 싶어요. 군대에서 듣기만 했던 노래를 기타로 연습해 보고, 기회가 된다면 팀을 꾸려 합주해 보고 싶습니다.

찬희 님처럼 전역을 앞두고 있는 분들 혹은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께 노래와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추천합니다. 항상 끝이 있다면 새로운 시작이 있고, 무엇을 시작하든 간에 처음에 막막한 건 당연한 거예요. 물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어디든 길이 있고, 그것은 잠시 가리워진 것 뿐이니,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을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배경음악으로 어떤 음악이 흐르고 있을 것 같나요?
혁오의 “공드리” 입니다. 이 노래는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하든, 그들의 상황이 어떻든 그대로 서로를 사랑할 것이라며 노래를 마무리하는데요. 저희가 살아가는 동안 사랑이 아니더라도 만남과 이별은 잦은 일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별이라는 게 매번 낯설더라고요. 군 입대를 하며 지인들과 잠시 이별할 때도, 선임과 동기들이 전역할 때도, 그리고 제가 전역을 하며 후임들과 이별할 미래까지 모든게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이 노래는 그런 저에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앞으로 이렇듯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만남과 이별이 서툰 저의 인생에서 이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삼아 후회 없는 만남과 이별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공드리 가사 中
지금의 침묵은 기회일까 내 기댈까
또 그냥 나만의 생각일까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나
나서 볼까
괜히 또 나서는 건 아닐까
Edited by 임예원 @ouroney__
Interviewee by 김찬희 @chan._.hi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