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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예능이란 선택, 이제 맘이 편해”

리쌍 ‘행복을 찾아서’

리쌍(Leessang)의 ‘행복을 찾아서 (Feat. 조현아 of 어반자카파)’는 2012년 5월 25일 발매된 정규 8집 Unplugged의 수록곡이다. 리쌍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 힙합이 집약된 이 곡은,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작곡을 맡은 길은 절제된 편곡과 따뜻한 선율로 곡의 기틀을 다졌고, 개리는 진솔하고 거친 랩으로 이야기를 채워 넣었다. 여기에 조현아의 감미로운 보컬이 더해져, 가사 속 희로애락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곡의 첫 부분에서 개리는 ‘오후 3시에 일어나 녹음실로 향하는 일상’을 묘사하며, 하루 2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작업 속에서 육체적·정신적 소모를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 몸이 망가져도… 정신병에 걸려도 좋은 작품이 된다면… 미쳐가도 난 상관없어”라는 고백은 단순한 직업인의 헌신을 넘어, 예술가로서의 신념과 열정이 얼마나 강한지 드러낸다. 여기서 행복은 휴식이나 안락함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몰입하는 그 뜨거운 순간 속에서 정의된다.

이야기 중간,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나보다 예능에 먼저 나온 길이. 부모님이 부러워하셔서 나도 예능을 선택했다”라는 구절이다. 이 부분은 개리가 자신의 음악 인생과 예능 활동 사이의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낸 장면이다. 당시 리쌍의 또 다른 멤버 길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했다. 개리는 그 기대와 부러움 섞인 시선을 느끼며, 음악 외의 영역인 예능에 도전하게 된다. 이 대사는 단순히 ‘방송 출연’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기쁘게 해주고자 선택한 길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본질적인 목표인 음악과는 다른 활동이었기에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도 담겨 있다. 즉, 행복을 좇는 과정 속에는 개인의 꿈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의 기대도 영향을 미친다는 현실적인 면모가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다.

MBC무한도전/SBS런닝맨

노래 후반부에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다시 등장한다. 부모 앞에 서면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느껴지는 심정, 그리고 “집에 사드린 신발 아끼지 말고 신으라”는 부모님의 말은, 사소하지만 무게감 있는 사랑을 전달한다. 이런 장면들은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꼭 거창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한다.

후렴에서 조현아는 부드럽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한다. “때론 모든 것이 다시 처음처럼 사라져가도… 나의 모든 것이 때론 한심하게 보여진대도…”라는 가사는 좌절과 실패 속에서도 다시 비상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서 한참을 날았어… 언젠가 모든 게 빛이 날 수 있도록”이라는 구절은, 긴 터널 끝에 언젠가 도착할 ‘빛’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흑백 톤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마치 오래된 필름을 보는 듯한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세트나 과장된 연출 없이, 음악과 가사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드는 영상미는 곡의 메시지를 더욱 뚜렷하게 전달한다. 리쌍의 무대 영상이나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드러나는 진심 어린 표현 또한, 이 곡이 단순한 ‘발라드풍 힙합’이 아닌 인생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행복을 찾아서는 단순히 좋은 노래를 넘어, 듣는 이에게 자기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곡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행복을 놓치고 살고 있다면, 이 곡을 들으며 다시 한번 자신에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대답이 무엇이든, 그 순간 이미 행복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 셈이다.

Edited by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