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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이 마주 서는 지점

QM ‘중앙차선 (Feat. 이현준)’

한국 힙합 씬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래퍼 QM은 2018년 앨범 HANNAH를 통해 한 편의 짧지만 묵직한 단편영화를 선보였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곡이 바로 ‘중앙차선 (Feat. 이현준)’이다.

이 곡은 어린 시절 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 위에 서게 된 순간을 그린다. ‘중앙차선’이라는 공간적 메타포는 두 인물이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결코 같은 선로 위를 달릴 수 없는 상황을 함축한다. 한쪽 차선은 안정과 현실을, 다른 차선은 불안과 꿈을 향해 달린다. 이 사이에 놓인 선은 쉽게 넘어설 수 없는 경계이자, 서로의 삶을 마주보게 하는 투명한 벽이다.

곡의 구조는 담백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한다. QM의 랩은 날카롭게 현실을 묘사하며, 마치 청사진을 그리듯 한 장면 한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여기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이현준의 보컬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부드럽지만 씁쓸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특히 “낮은 방지턱에도 거울에 달려있는 우리 가족사진은 흔들려”라는 가사는 많은 리스너에게 전율을 안긴 대목이다. 단 한 문장으로도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비추는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중앙차선’은 화려한 비트나 속도감 있는 플로우로 승부하는 곡이 아니다. 대신 일상의 디테일, 인간 관계의 간극,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담아내는 가사로 청자를 사로잡는다. 청자는 자연스럽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지금 어떤 차선 위를 달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오늘날 힙합은 단순히 비트 위에 랩을 얹는 음악을 넘어, 서사의 힘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QM의 ‘중앙차선’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저 흘려듣기보다, 가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이 곡의 깊이가 드러난다.
당신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순간, 이 곡은 그 복잡한 감정을 대신 말해줄 것이다.

큐엠의 앨범제작기 영상으로 제작에 대한 큐엠의 생각과 여러가지 시선을 느껴볼 수 있다.

Edited by K